바비큐할 때 쓸 햇가지
link  송선아   2021-08-01

어스름이 내리기 직전 집으로 돌아가던 나는 우리 포도밭 구석에서 푸른 연기가 가느다란 깃털처럼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다.

포스탱이 가지치기한 햇가지를 태우고 있었다. 그가 허리를 쭉 펴고, 손에 묻은 먼지를 등에 비비며 닦아냈다. 악수를 나누는
그의 손이 차갑게 느껴졌다.

그가 가지치기를 한 포도나무들을 가리켰다. 한 줄로 늘어선 포도나무들이 엷은 갈색의 땅에 대비되어 비틀린 검은 발톱처럼
보였다.

"정말 깨끗하죠? 나는 포도나무들이 저렇게 깨끗하게 보이는게 좋아요."

나는 내년 여름 바비큐할 때 쓸 햇가지를 조금 남겨달라고 포스탱에게 부탁했다. 그리고 언젠가 뉴욕에 갔을 때 '음식 부티끄'
라 자처하는 한 상점에서 햇가지들을 본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. '진짜 포도나무 햇가지'라는 상표까지 붙이고, 바비큐 맛을 확
실히 보장해 준다고 선전했다. 게다가 일정한 길이로 다듬고 새끼로 깔끔하게 묶어, 작은 다발을 2달러에 팔았다.

포스탱은 내 말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.

"아니 그런 걸 사는 사람이 있단 말이예요?"

포스탱은 포도나무 가지에 다시 눈길을 주었다.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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